시야 흐려짐 일상에 들이닥친 두려움

시야 흐려짐은 '검은 도둑' 같습니다. 여느 때처럼 평화로웠던 일상을 한순간에 빼앗아 가버립니다. 어쩌면 '내 방에서 한 걸음도 못 나오면 어떡하나'라고 막연한 두려움이 가득 차기도 하지요. 일상에서 어느 날 갑자기 겪을 수 있는 이야기를 합니다.

흐릿한 집 안 거실 풍경 속에서 붉게 빛나는 눈을 가지고 놀란 표정을 한 여성의 머리

세상을 바라보다

이 세상을 존재한다고 느끼게 하려면 '뇌의 대리인'이 필요합니다. 바로 눈입니다. 눈이 없으면 이 세상의 무엇도 선명하게 인식할 수 없지요. 실제로 뇌와 가장 가까운 곳에 연결된 장기는 눈이라고 알려져 있다는 거 알고 계셨나요?

정말 단절되는 것

지금 눈을 감아보세요. 눈을 감은 순간부터 물건이 어디에 있는지, 어디로 움직여야 할지 감도 안 잡히는 막막함을 느끼게 됩니다. 세상과 단절되는 것이지요.

놀이터가 전쟁터로 바뀐다

어렸을 때 친구들과 노는 것을 좋아했습니다. 놀이터에서 여럿이 모여 놀이를 하는 것이지요. 놀이터에서 눈을 감고 해야 하는 놀이가 있었습니다. '들키지 않고 숨죽인 채 숨어있으면 이기는 쪽'과 '눈을 감은 채로 놀이터를 돌아다니며 숨은 친구를 잡으면 이기는 쪽'이 있었습니다.

문제는 평지가 아니라는 것이었습니다. 눈을 감은 채로 미끄럼틀, 구름사다리, 흔들 다리를 지나가야 했는데요. 발을 헛디디면 떨어질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에, 얼마나 무서운지 몰래 실눈을 뜰 수밖에 없었지요. 세상과 단절된다는 감정을 느끼고 무서웠던 경험을 잊을 수가 없습니다.

국가건강검진 결과

시력검사가 두려웠던 경험이 한번도 없었습니다. 양쪽 눈 시력이 항상 1.2에서 2.0사이가 나왔었거든요. 그런데 나이가 들면서 멀리 있는 글씨가 잘 보이지 않는다는 걸 느끼게 되며 걱정이 되기 시작했습니다. 일을 할 때도, 스마트폰을 사용할 때도 그리고 이 글을 쓸 때도 눈을 사용하고 있는데, 침침한 느낌이 들 때마다 문득 걱정이 됩니다.

집과 가까운 근처 가정의학과 병원에 방문했습니다. 국가건강검진을 받아야 했었거든요. 소변검사부터 하나씩 해나갔습니다. 그리고 걱정되던 시력검사 차례가 돌아왔지요. 1~2주 후에 받아본 결과는 0.8-1.0이라는 나름 충격적인 숫자였습니다.

시력 감퇴는 진행 중

시력만큼은 항상 자신 있다고 생각했는데, 이런 결과를 맞이하니 충격적이었습니다. 시력은 한 번 나빠지면 다시는 돌아오지 않는 장기기 때문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래도 요즘에는 눈에 좋다는 영양제를 꾸준히 챙겨 먹어서인지 일할 때나 글을 쓸 때 눈이 뻑뻑한 느낌이 들지는 않네요. 여기서 더 나빠지면 안경으로 끝나지 않을 것 같아 더 늦기 전에 미리 준비하길 잘했더랬지요.

나도 몰랐었던 두려움

TV에서 건강 정보를 알려주는 방송을 보고 있었습니다. 채널을 돌리다가 리모컨을 놓고 볼 수밖에 없었는데요. 시력감퇴, 물체가 흐리게 보임, 눈부심 등의 증상이 있다면 백내장 증상에 해당되니 조심해야 한다는 것이었기 때문이었습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가슴이 덜컥 내려앉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눈이 보내는 신호를 절대 무시하지 말아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되었지요. 소중한 일상이 어두컴컴한 암흑으로 바뀌지 않도록 조심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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